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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꿈을 꾸다’

밀물과 썰물이 밀고 당기고 버티다 물러나듯 잔설로 서성이던 겨울이 가고 봄기운으로 가득합니다. 달팽이 뜨락도 봄맞이로 야단법석입니다. 봄까치꽃, 수선화, 튤립, 개나리 앞다퉈 새잎 돋우어 봄빛으로 물들이고 색색의 꽃잎 열어 벌, 나비 부릅니다. 참새, 딱새 포롱포롱 뜨락을 드나들고 멧비둘기, 까치 푸드득 푸드득 깃치는 소리가 까무룩, 선잠을 깨웁니다. 장독대 단지마다 봄볕으로 달아오르고 봄바람이 수선화를 스치며 살랑거립니다. 딱새와 멧비둘기가 처마와 뜨락 여기저기 드나들며 둥지를 짓느라 분주합니다. 잠시 눈을 감고 뜨락의 소리와 향기와 바람에 몸을 맡깁니다. ‘춘몽(春夢)’ 고되고 지루한 일상을 살아가는 ‘나’ 꿈결처럼 달콤한 찰나에 빠져든 ‘나’ 더 세월이 흐르고 나이를 먹고 무디어지면 반복된 하루하루와 이따금 느꼈던 달콤한 순간이 ‘한바탕의 봄꿈’으로 기억될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