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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브리 문자의 탄생과 의미]_주원준박사의 구약성경과 신들_22회

1. 수메르의 물표(token) 수메르인들은 작은 조약돌만한 점토에 물표를 만들었다. 이것이 인류 최초의 문자라는 이론이 19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알려져서 학계에 널리 수용되는 Schmandt-Besserat의 연구이다. 물론 반론도 있다. 수메르 인들은 점차 물표 위에 다양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였다. 이 그림이 인류 정신사에 큰 획을 그은 사건이었다. 인류 최초의 문자라고 할 수 있는 기원전 4천년 경 사용되었던 수메르인들의 '물표'. 이 최초의 문자는 생활의 필요에 따라 '생각'을 담는 기호에 가까웠다. 문자활동의 선단계(forerunner)라고 할 수있다. 인류 최초의 문명을 이룬 수메르인들은 문자라는 매개체를 그들의 경제활동과 시민생활에 활용하였다. 그들은 누구에게 양을 몇마리 받았다는 영수증부터 누구에게 얼마나 노임을 주었다는 등의 온갖 경제활동기록을 점토판에 기록하였다. 기원전 33세기경 도시화가 진전되고 문명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점토판에 첨필(stylus)로 사물의 모양을 그려 넣는 참신한 방법을 사용하게 되었다. 이 때의 문자는 기호문자(logogram)로서, 훗날 음절문자(syllabary)로, 나아가 알파벳(alphabet)으로 발전된다. 고대 근동의 문자들은 결국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쐐기문자와 이집트 신성문자를 기반으로 한 선형문자다. 이렇게 나뉘게 된 가장 큰 요인은 두 지역에서 즐겨 사용한 매체(media)가 다르기 때문이다. 메소포타미아 지역은 질 좋은 점토가 풍부히 생산되기에 점토판에 철필로 꾹꾹 눌러쓰는 쐐기문자가 발달한 반면, 파피루스를 즐겨 사용한 이집트 지역에서는 파피루스 종이 위에 선을 그려 표현하는 선형(linear) 계열의 문자가 발달했다. 2. 알파벳의 탄생 시간이 지나면서 레반트 지역을 중심으로 더욱 간단한 문자 체계가 발전한다. 지금까지의 일부 형식적이고 복잡한 문자 생활을 발전시켜, 더욱 간편하고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문자, 곧 알파벳이 탄생한 것이다. 고대의 도시국가 우가릿에서는 쐐기문자 계열의 알파벳을, 지중해의 해상 교역을 주름잡던 페니키아인들은 선형문자 계열의 알파벳을 발전시켰다. 이스라엘인들은 선형문자 계열의 알파벳으로 구약성경을 쓰고 전승하였다. 고대 근동 사람들은 매우 활발하게 교류했다. 쐐기문자로 기록된 영수증과 외교문서 등은 메소포타미아 지역을 넘어서 고대 근동 전역에서 발견된다. 3. 원 시나이 문자에서 페니키아 문자로 히브리어 문자는 셈어의 선형문자 계열에 속한다. 가장 오래된 선형문자 알파벳은 시나이 반도 남서쪽의 '세라빗 엘-카딤' 고원에 위치한 하토르(Hathor) 신전에서 발견된 스핑크스 상에 새겨져 있다. 기원전 1700년경 문자로 추정되는 이 문자를 시나이 반도에서 발견되었다 하여 '원原시나이'(Proto-Sinaitic) 문자라고도 하고, 가장 오래된 셈어 문자라고 하여 '원原셈어'(Proto-semitic) 알파벳이라고도 한다. 이 석상에 세 무리의 글자들이 있는데, 모두 같은 뜻으로서, "바알라트님께" 라는 의미다. '바알라트'는 '바알'의 여성형으로 '여신' 또는 '여주인님'으로 새길 수도 있는데, 여신 하토르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원시나이 문자는 사물의 형상을 본따 만든 일종의 '그림'에 가깝다. 이런 원초적 그림문자pictograph는 시나이 반도에서 지리적으로 가깝고, 문화적으로도 퍽 친근한 이집트의 신성문자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4. 알파벳의 의미 알파벳의 탄생은 인류 문화사에 혁신적 사건이었다. 왜냐하면 이 문자는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메소포타미아의 쐐기문자와 이집트의 신성문자는 수천개의 글자를 익혀야 했기 때문에 고도의 교육을 받지 않으면 쉽게 사용할 수 없었다. 당연히 이 문자를 모르는 중하층민은 그 종교적 진리에 접근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알파벳은 20-30개의 문자만 외우면 되었으므로 문자생활을 퍽 쉽게 만들었고,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알파벳이 정착됨으로 인해서 더 많은 지식이 더 체계화될 수 있었다. 알파벳의 단순성은 자료를 더 용이하게 저장하고 검색할 수 있게 해 주었으며, 그 결과 문서화는 더욱 진전되었다. 그리고 이런 발달 덕분에 추상적인 생각을 기록하고 널리 전파하는 일이 용이하게 되었다. 더욱 간단한 문자로 더욱 추상적이고 보편적인 생각을 더욱 골고루 나눌 수 있게 된 것은 성경을 기록할 수 있는 훌륭한 전제조건이 성숙된 결정적 계기였다. 페니키아 문자는 지중해 전역에서 출토되는데, 후대의 알파벳에 결정적 영향을 끼쳐서, 후대의 알파벳이 이 페니키아 문자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그리스어 문자 체계에도 여기서 시작되었다. 페니키아어에서 양식화된 알푸 글자를 시계방향으로 90도 돌리면 그리스어 문자의 첫글자 '알파'의 대문자가 된다. 또한 그리스어 소문자 알파는 페니키아 문자가 양식화 되기 이전의 형태와 더 닮았다. 유럽문명의 뿌리인 그리스어 문자가 이렇게 셈어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에 놀라는 독자가 아직도 있을지 모르겠다. 이런 '셈어 문자의 계승'을 증명하는 근거는 많다. 첫째는 그리스어 글자의 이름이다. 이 글자의 그리스어 이름은 '알파'다. 원셈어로 암소를 뜻하는 '알푸'의 어근은 알파이다. '비투'의 어간이 모음변형을 거쳐 '베타'가 될 때도 등장하고, 다른 그리스어 글자들에 흔하게 붙는다(베타, 감마, 에타 등을 떠올려 보라). 둘째 근거는 문자의 순서다. 이미 고대 그리스인들은 어린이에게 글자를 가르칠 때, '알파-베타'순으로 교육하였다. 이 글자 순서는 그리스인들이 수용하여 결국 라틴어에 전승되었고, 서유럽 언어에 뿌리박히게 되었다. 그래서 오늘날 거의 모든 유럽어의 글자 순서가 이를 따른다. 그런데 이 '알파-베타'순서는 이미 원셈어에 확립되어 있었다. 쐐기문자 계열의 알파벳인 우가릿어 글자 순서도 이 '알파-베타' 순서를 따른다. 한편 원셈어의 알푸 문자는 고대 가나안어나 페니키아어와는 달리, 아람어 계통에서는 모양이 약간 바뀐다. 구약성경 시대에 유다인들은 아람인들과 이웃해서 살았지만, 이 문자를 즐겨 사용하지는 않은 것 같다. 그러나 기원전 539년 페르시아가 고대 근동을 통일하자 아람어는 국제공용어가 되어 다른 고대 근동어에 큰 영향력을 주게 된다. 이 때 히브리어도 아람어에 영향을 받게 된다. 이런 현상을 고대 히브리어의 '아람화'라고 하며, 유배 이전 히브리어와 가장 큰 차이로 인정된다. 이 당시 아람어의 문법요소는 물론이고 수많은 어휘가 히브리어에 수용된다. 글자의 형태도 마찬가지다. 히브리어 문자가 아람어의 스타일을 좇아 점차 바뀐다. 이렇게 아람어화된 히브리어 문자는 고대와 중세를 거쳐 현대 히브리어에 이르게 된다. #주원준박사 #구약성경 #구약성경과신들 #가톨릭평화방송 #cpbc ========================================= 방송선교ARS후원 : 060-706-1004 (한 통화 5,000원) 060-706-4004 (한 통화 10,000원) 후원문의, 매일미사 지향 신청 : 1588-2597 https://mrmweb.hsit.co.kr/v2/Member/M...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 cpbc TV ========================================= cpbc TV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세요. 가톨릭콘텐츠의 모든 것! cpbcTV